국밥집 문이 열리면서, 머리가 허연 할머니가 들어섰습니다. 그 뒤에 열 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소년이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따라 들어왔어요. "저, 저어... 쇠고기 국밥 한 그릇에 얼마나 하지요?..." "사천 원 받습니다." 주인, 강씨 아저씨는 사람 좋은 웃음을 온 얼굴에 가득 담아 보이며 대답했어요. "한 그릇만 주세요." "예? 아, 예... 맛있게 말아 드리겠습니다." "아가야, 어서 많이 먹어라." 소년은 한 숟가락 푹 떠서 입에 넣으려다가 할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할머니, 정말 점심 먹었어?" "그럼, 배불리 먹었다. 너나 어서, 어서 먹어라."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씨 아저씨가 그들 앞으로 다가갔어요. "오늘 참 운이 좋으십니다. 할머니는 오늘 우리 집의 백 번째 손님입니다." "뭐라..
내가 초등학교때 우리 집은 집안 사정으로 세번이나 이사를 해야 했다. 유난히 수줍음을 잘 타고 낯을 많이 가리던 나는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학교생활에 곧 익숙해지면서 오락 시간마다 사회를 도맡아 보고 수업 시간에 엉뚱한 대답으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나는 반장이 되었다. 내가 반장이 됐다는 말에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다. 하지만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 우리 재석이가 반장이 됐으니 선생님도 한 번 찾아 뵙고 육성회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야겠구나." 선생님을 만나는데 빈손으로 올 수도 업고 반장 어머니니 육성회비 기부도 해야했다. 어머니에게는 그 사실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때 나는 몰랐다. 그 말씀을 하시..
" 어느 부모님의 편지 " 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언젠가 우리가 늙어 약하고 지저분해지거든 인내를 가지고 우리를 이해해다오 늙어서 우리가 음식을 흘리면서 먹거나 옷을 더럽히고, 옷도 잘 입지 못하게 되면, 네가 어렸을 적 우리가 먹이고 입혔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조금만 참고 받아다오 .......... 늙어서 우리가 말을 할때 ..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더라도 말하는 중간에 못하게 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면 좋겠다. 네가 어렸을 때 좋아하고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네가 잠이 들때까지 셀 수 없이 되풀이 하면서 들려주지 않았니 ? 훗날에 혹시 우리가 목욕하는 것을 싫어하면 우리를 너무 부끄럽게 하거나 나무라지 말아다오. 수없이 핑게를 대면서 목욕을 하지 않으려고 도망치던 너..
